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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9  [게임] 파이널 판타지 IX

스포있음. 초반은 약간 개그성이 짙었는데 뒤로 갈수록 진지해지더니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서 좋았다...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요즘 너무 힘든데 위로 받은 것 같음...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지만 또 아름다운 일이구나... .... 진짜 아름다운 이야기. 좋은 대사도 너무너무 많았어!!!! 아... 너무 아름다워...................... 아름다움... 아름다운 오프닝이자 엔딩인 곡도 들으세요 https://youtu.be/Z3b_9Pmaxrg?si=sjNldZYuSF2rKxfl 아니 너무 아름다움...................................... 다른 파판 시리즈도 해보고 싶다!! 완전 성장스토리이기도 했다!! 모든 캐릭터들이 성장을 함.. 아니 진짜... 하면서 너무 위로받음... FF14 황금에 FF9 오마주가 많이 나오는데 보면서 오, 혹시 이건가? 하고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 O///O FF9를 하고 황금을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지만 7.1애서도 관련 무언가가 나온다니까 기대해보기로 ^~^ 아 진짜 너무 아름다운데? 너무 아름다움.... 삶이란.. 삶이란.. 참 어려운거다. 그럼에도 살아가야하는거야... 그럼에도 내 스스로를 찾고 헤매고 고민하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나아가야만 하는거야... 응... 나 힘낼게..........!!!! FF9를 하고 너무 위로 받았다... FF14 황금에 나온 FF9 오마주 정리해주신 분이 있으셔서!!! 너무 좋아서 백업해둠 https://www.postype.com/@lambda/post/18166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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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8  [영화] 히든 피겨스

히든 피겨스 (2016년 작) 스터디중인 ㅅㅇ님에게 추천받은 영화 중 하나인 히든 피겨스~ 유튜브 숏츠에도 요즘 자주 보이길래 궁금하던 차라서 봤다. 실화를 바탕의 영화! 나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 1962년 머큐리 계획이 있을 당시의 일이라고 한다. 우주와 나사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는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인종차별이라던가, 성차별이라던가... 뭐 그러한 것들 말이다. 포스터에 보이는 3명이 주요 인물들이다. 메리는 엔지니어, 캐서린은 전산원, 도로시는 IBM 컴퓨터 랩의 주임이 되는 이야기. 모두 다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 멋진 이야기... 좋은 이야기! 엊그제 읽었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 그렇고 히든 피겨스도 그렇고 차별에 대한 것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문득 나도 저런 사회에서 태어나 저런 교육을 받았다면 지금처럼 그것이 잘못되었다곤 생각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사회에 쉽게 휘둘리니까... 그런 점에서 세 여인의 행보가 너무 좋았다. 당당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며 겁먹지 않는 그런 모습이 말이다. 흑인들을 향한 백인들의 차별이 있고 또 여성들이 차별을 받는 그런 장면이 많이 보인다. 보면서 백인 남자들이란... 하는 생각도 조금 했다 (ㅋㅋ)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고 몰입해서 볼 수 있다!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있는데 제일 유명한 캐서린의 화장실 사용 문제를 제하곤 후반의 IBM의 도입으로 인간 계산원, 즉 캐서린의 자리가 사라졌는데 (진보는 양날의 검이지. 라는 대사가 좋았다. 지금의 시대를 보면 동감하기도 한다.) 제일 중요한 발사 날 그 기계가 오류를 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 캐서린을 찾았다. 기계로 대체 당했으나 결국 마지막을 이룬 것은 인간이라는 점이 너무나도 좋았다. 정말 좋은 영화... 어쩌다보니 연달아 흑인 주연 영화를 봤네. 이 영화 이야기를 하며 헬프 이야기도 했는데 헬프도 정말 좋은 영화니까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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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7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트친분의 추천독서리스트에 있길래 궁금해서 읽었다. 소설은 아니고 정확히 따지면 자연과학에 속하는데... 책 내용에선 삶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 다른 분의 후기를 보니 인문학과 철학에 가깝다는 평이 있었고 나도 거기에 동의한다. 작가인 룰루 밀러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쫒아가는 이야기. 룰루 밀러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따라가며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 스탠포드 대학교 초대 학장이며 과학자. 어릴 적부터 자연을 사랑하고 수집과 분류를 한 자. 아무래도 그런 사람의 이야기이다 보니 과학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술술 읽히는 정도이다.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이 책을 택한 이유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제목이 대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고 싶어서였다. 이 의미는 후반부에 나오고 나는 룰루 밀러와 함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쫒아간다.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차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혼돈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수집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는 루이 아가시를 만나며 생물들을 제대로 된 순서를 배열하면 신성한 창조의 의도뿐 아니라 더욱 진보할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이름 붙일 수 없는 존재, 유일자, 근원, 힘, 진리, 보이지 않는 존재... 신이라고 칭하며 말이다. (이 부분에서 학자들이란... 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그것을 사명으로 삼으며 살아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은 평탄치 않다. 첫 부인이 사망하기도 하였고 스탠포드 대학교의 초대 학장이 되었으나 릴런드 스탠퍼드가 사망하며 전혀 생각이 맞지 않는 그의 부인인 제인 스탠퍼드와 언제나 부딪히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큰 지진이 일어나며 그동안 모았던 모든 표본들이 깨져서 뒤섞이기도 하였고... 하지만 작가가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이 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절망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하게 물고기에게 다시 이름표를 꿰어주었다고 한다. 물론 이 수많은 것들을 다 기억할 순 없으니 결국 찾지 못한 것들도 한가득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절망하고 슬퍼하고 주저앉는 대신에. 여기까지만 읽었을 때 나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사람이 참 대단하고 동경할 부분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였다. 나는 쉽게 우울에 휘말리고 불행이 다가오면 잘 헤쳐나가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작가도 그러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보며 이런 사람이 답을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도 이때까지만 해도 그런 줄 알았다. 상황은 제인 스탠퍼드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독살을 당했다. 온 몸이 말리고 뒤틀리는 그러한 독에. 하지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그것을 부인했다. 그는 제인 스탠퍼드가 자연사를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자연사하는 사람의 몸이 그렇게나 말리고 뒤틀리 수가 있는가? 그리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왜 그렇게나 제인 스탠퍼드의 죽음을 자연사라고 주장한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꼬리를 문다. 동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이의 배반이다. 특히나 데이비드 조던 밀러에게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작가에게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룰루 밀러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을 믿으려 하였으나 결국 그 믿음은 깨지고 만다. 확실하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제인 스탠퍼드를 죽인 살인자라는 공표가 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쓴 물고기 수집서 중 하나에 그 독이 언급된 것이다. (조사를 통해 그 독은 스트리크닌이라는 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상태였다.) 일일이 자신을 방해하는 제인 스탠퍼드를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독살시켰을지도 모른다. 배반도 이런 배반디 없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더욱 충격적인 진실이 있었으니... 바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우생학을 신봉하는 자였다!!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웃기고... 그랬다. 수집과 분류를 하다가 그는 결국 이러한 결론에 다다른 것일까? 그는 나쁜 하루를 보내거나 절망이란 감정을 떨쳐내지 못하거나 우울한 이들을 동정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하며 비난을 한다. 허망함을 곱씹는 것은 유익하지 않다는 것이다. 죽음 사람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작가 또한 비슷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와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은 다른 법.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로 이해를 할 수 없는 세계는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며 우생학을 언급하다니! 정말로 충격적이다. 그 이후의 일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책에는 다윈도 언급이 된다. 그의 <종의 기원>이 자주 언급이 된다. 다윈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의 순위를 정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하지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이마저도 분류하려고 든다. 그런 그이기에 우생학을 입에 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일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빈민들과 술꾼들, 백치들과 천치들, 바보들, 도덕적 타락자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고 싶어했다. 부적합자! 라는 범주에 몰아 넣어서 말이다. 아마 그가 봤을 때엔 나도 그에게 있어선 부적합자였겠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부적합자들을 박멸하는 방법으로 무엇을 택했는가. 그것은 바로 그들의 생식기를 잘라내는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핏줄이어야 한다며. 너무나도 야만적이다! 그래서 이 일에 최대 피해자는 누구인가. 바로 여성들이다! 그들은 아이를 낳을 수 있으니까!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야만적이야... 불임화 수술을 합법화시키려고 하고 어떻게든 이것을 정당화시키려고 하고 기어코 그렇게 될 수 있단 증거를 찾아내려고 하고...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그리고 이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여러모로 심란했다. 그렇다면 제목의 의미는 언제쯤 나올 것인가? 이야기가 끝날 때쯤 진실이 드러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한평생을 어류를, 물고기를 분류하며 살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지고 만 것이다. 이 또한 충격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 아마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도 한몫한 것 같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미묘한 차이들을 그저 어류라는 하나의 단어 아래에 몰아 넣은 것이다. 궁금해져 이 글을 쓰는 도중 다시 책을 읽기도 하고 찾아보았는데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생긴 생물들의 다수는 포유류에 더 가까운 존재라고 한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책을 읽어보자! 굉장히 흥미롭다. 아무튼 그렇게 하여 한평생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한 일이 무용지물이 된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한평생의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라니.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밝혀져서 그에게는 다행인 것일까.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혼돈은 결코 붙잡히지 않을 것이다. 자연을 인간의 시선으로, 기준으로 질서를 잡고 분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투라 논 파실 살툼.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 다윈은 자연에는 가장자리도, 불변의 경계선도 없다고 하였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결국 다윈에게 패한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바는 정반대였으니 말이다. 단지 어류 뿐 아니라 인간을 분류하려고 하였던 그 시도들도 마찬가지다. 무언가에 집착하여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한 것이다. 작가는 그것을 깨달았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따라가며 그의 말로까지 바라보며 룰루 밀러는 자신이 바라던 답을 드디어 찾은 것이다. 여러모로 마음이 심란한 때이다. 이 책은 나에게도 참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 책의 초반에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인생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허무주의였던 그의 아버지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모든 것에는 의미가 없으며 너도 의미가 없다는 답을 주었다. 너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해준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끝에 깨닫는다. 자신은 중요하다고. 우리 모두는 중요하다고!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라고 하는 것.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것. 다윈이 우리에게 인식시키고자 했던 관점이라고 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하고 그 주장만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다. 비과학적이다! 작가는 그리 말했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들은 의미는 없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였던 것들이 비로소 의미가 생기고 중요하다고 생각되게 된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종의 기원도 읽고 싶다. 인간이란 참으로 오만하고 어리석은 존재구나. 우주에서 보면 인간은 그저 한톨의 먼지와도 같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자연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직도 미지의 그곳에 인간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곳이 존재한다. 우주도, 바다도 다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타인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고 살아가는 우리는 중요하다. 평범하게 행복을 바라고, 그저 하루하루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평범한 존재들. 그러니 그것만으로 괜찮다. 우리는 혼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완벽한 질서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곧바로 이것을 실천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조금씩 생각을 바꿀 것이다. 정말 좋은 이야기. 정말 좋은 책.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많은 부분을 책갈피했지만... 너무 많은 관계로... 끝자락에 있는 좋아하는 문단을 적어본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내가 그 좋은 것들을 누릴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얻으려 노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언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산사태처럼 닥쳐오는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나 자신도 100% 알 수 없는 삶이다. 그러니 타인을 완전히 알기도 어렵고 하다못해 이 세상마저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세상은, 인간은 비밀이 참으로 많으니까. 나 자신에게도 말이다.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자. 조급해하지 말자. 어느 한 곳에 매몰되어 내가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정답은 없고 늘 바른 길로만 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나아가면 된다. 아마 앞으로도 주저앉을 때가 있겠지만 나는 아마 그때마다 이 책을 상기할 것 같다. 음... 역시 정말 좋은 이야기. 이 책을 읽게된 나는 참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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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6  [책] 위저드 베이커리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원래는 아가미를 읽으려고 했지만...? 구병모 작가의 글이 처음이라면 데뷔작인 위저드 베이커리를 추천한다는 메모에 음, 그러면 데뷔작을 읽어볼까? 하고 읽은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것만 알고 구매했다. 위저드 베이커리< 직역하면 마법사 빵집이란 말이니 대충 뭐 그런 일이 벌어지겠거니~ 하고 구매하고 읽었다. 마법사가 빵집을 하고 거기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나오긴 하지만... 주가 되는 것은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는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이것은 성장소설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위축되고 어쩔 줄 몰라하며 두려움에 떨기만 하던 주인공이 시간이 지나고 위저드 베이커리에서의 나날을 보내며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을 하는... 그런 이야기말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봐서 아, 이런 이야기였어? 하고 중간에 생각하긴 했는데 결론적으론 재미있었다! 생각보다 술술 읽히기도 했고 아무래도 판타지적요소가 가미되어 있으니 흥미진진하기도 하였다. 재미있게 읽었음. 원래 읽으려고 했던 아가미도 궁금해진다. 엔딩이 두가지로 다 나오는데... 둘다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N의 엔딩이 더 좋았지만! 아무래도 헤어짐이란 슬픈 것이니까. 아무튼 어느 쪽이든 주인공이 잘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행복해지는구나, 행복하구나. 소설을 읽는 내내 그의 행복을 바랐으니 이 엔딩들은 가히 최고였다. 이하 좋았던 대사들. 빵 한 입에 우유 한 모금 물고서, 건조하지도 눅눅하지도 않은 오늘분의 감정을 꼭꼭 씹아, 마음속 깊숙이 담아 둔 밀폐 용기에 가두기 위해. 우리 둘 다 몸속 어딘가 나사가 하나씩 풀려 있다는 걸. 사람은 자기가 애당초 가져 본 적이 없거나, 너무 일찍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미련을 품지 않는다. 절대로라는 말만큼 폭력적인 표현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 그렇지만 그게 내 탓은 아니잖아. 나는 단지 거기 존재했을 뿐인데. 상처를 빨리 잊는 데에 집착하는 사람은 그만큼 새로운 사랑도 무성의하게 시작하기가 쉽답니다. 하지만 그가 손님들에게 주는 것은 등을 기대고 안주해도 좋은 행복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감이었다. 그의 빵에는, 잘못 사용하면 위험한 향신료이기는 하지만 과거와 현재 대신 미래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자신의 아픔은 자신에게 있어서만 절대값이다. 그때 통제할 수 없이 눈물이 한 줄기 플렀다. 이 눈물의 이유는 뭘까? 어쩌면 나는 오래전 내 옆에 있었던 무언가를 잊어버린 채 살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무얼 잊어버리거나 놓고 온 걸까. 그 애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어느 평행 우주 속에 살고 있어서 나와 깊은 관계를 맺었던 아이일까. 그 애뿐 아니라, 지금껏 내가 선택하지 않았거나 거부해 온 모든 요소와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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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5  [책]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전삼혜) 정말 아름답고 거대한 사랑이야기... 단지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이건 정말 그저 거대한 사랑이야기라고. 나는 거대한 사랑을 목격하고 그들의 삶의 일부를 경험하고 온 것이라고. 이 소설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단지 이것은 20살도 채 도달하지 못한 아이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거대한 사랑이 숨겨져 있다. 아니, 처음부터 보이던가? 결국 사랑이 있었기에 이 소설의 결말이 나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랑, 그저 사랑이 있기에 무언가를 해내고 기꺼이 거짓말을 하며 이별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나는 그것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옴니버스로 챕터마다 각자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다 이어져 있다. 유리아, 제롬, 리우, 단, 루카, 조안, 싱, 최세은... 모두의 이야기가 제네시스의 안에서 이루어지고 다 이어져 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말 말고는 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소설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그 속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내보일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내보이고 있다. 소설 자체도 어렵지 않다. 오히려 술술 읽힌다. 그렇기에 점점 주인공들에게 몰입하게 된다. 그들의 선택과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 어렴풋하게 알 것같으면서도 읽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나는 아주 거대한 사랑을 목도했으니까. 사랑이 무엇이라 묻는다면 그 누구도 제대로 답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어쩌면 그 답 중 하나가 될 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부분을 책갈피했다... 푸르지 않은 지구를 보며 나는 너를 생각해. 사랑이라. 한 번도 누군가에게 온전히 사랑받아 본 적이 없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정말 사랑일까. 사랑을 받지 못해 주는 방법도 느리게 배우던 우리에게 첫사랑은 봄바람이라기보단 태풍 같았지. 우리는 사랑해야 할 상대를 대부분 학교 안에서 찾아냈고 함께 있으려면 떨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으니까. 나의 세계인 너를 만나러 갈 거야.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세계를 줄 거야. 너는 뒤돌아볼 필요가 없어. 네가 본 대로 너는 전부 기억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만 가. 왜 인간은 알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까? 나는 이미 알아 버렸고, 여기에 있어. 알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했고 여기서 나의 마지막을 기다려. 모두 죽어 버릴 사람들인데 살아 있다. 그 교차점이 누군가의 생을 구하기를. 나는 팽창하지 않는 우주를 원해. 암흑 속에서 외로움을 숨긴 채 웃는 사람이 되었다. 엄마, 누구를 미워해야 할지 몰라서 그 미움을 모두 자신에게 향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았나요. 저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어요. 아무도 없는 저곳으로, 가고 싶어. 나의 자유. 나의 등을 밀어 준 바람. 나의 울음 가득한 밤을 지켜 준 사람. 나의 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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