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YAN 25-05-03 14:17 3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39년 작)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봤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나에겐 큰 감명을 줬던 영화이다. 특히 마지막 엔딩을 정말로 좋아한다... 본지 너무 오래 되어서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난 이상하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를 로맨스 영화로 기억하고 있지가 않다. 분명 로맨스영화가 맞긴 한데... 어째서 싸우는 모습밖에 기억이 나지 않던걸까... 사랑도 망했던것 같던데... 정도의 감상.

 

오랜만에 다시 보며 그 이유를 깨닫긴 하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는 로맨스를 가장한 전쟁영화니까... 당연한 것이다. 스칼렛 오하라는 자기멋대로 구는 성가신 여자아이였지만 전쟁으로 인하여 무너진 뒤에는 하루하루 악착같이 자신의 집과 삶을 지키고 살아나가려고 하는 인물이 된다. 전쟁이란 참으로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 특히 이제 전쟁이 끝날지도 몰라! 라는 말에 그럼 목화를 더 심어야겠어. 목화값이 더 오를테니까. 라고 말하는 부분이 그가 더는 예전의 화려하고도 성가신 여자아이같았던 때로 돌아갈 수 없었음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스칼렛이 여주인공이라면 남주인공은 랫. 하지만 스칼렛은 영화가 진행이 되는 내내 랫이 아닌 애슐리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멜리나와 결혼한 유부남을... 다른 말이지만 난 애슐리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남성이기때문에... 여자들이 악착같이 굴 때 당신은 무얼 했는가, 대체...

 

로맨스를 가장한 전쟁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지만 분명하게 사랑도 존재하기는 한다. 그게 망해서 문제이지. 말했듯 스칼렛은 영화 마지막 직전까지 랫이 아닌 애슐리를 사랑한다고 하며 둘의 마음은 자꾸만 엇갈린다. 분명 사랑이 존재하기는 한데... 분명 이게 사랑이긴 한데... 보면서 든 생각이라곤 난리난리 개난리가 따로 없다 이다. 이것이 바로 고전영화의 맛인가...

 

몇가지 마음에 드는 장면을 고르자면 초반, 스칼렛이 상복을 입고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랫과 함께 춰버리는 무도회씬. 세금을 내기 위한 돈을 얻으러 백만장자인 랫에게 가기위해 커튼으로 드레스를 만든 스칼렛. 상복을 입고 술로 가글하는 장면... 대망의 엔딩씬. 스칼렛 오하라라는 여성은... 정말이지 성가시고 자기멋대로이며 욕심도 많지만 또 타라를 무척이나 사랑한 인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답다. 아름다운 여성... 하지만 전쟁으로 인하여 그걸 잃은 여성... 다시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시점에도 자신의 철없는 생각에 모든 것을 망친 여성...

 

여러가지 장면과 명대사들이 있지만 역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엔딩이다. 결국 랫과 헤어지고 무너진 스칼렛... 하지만 타라를 위해 다시 일어난 스칼렛.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하는 스칼렛. 나는 이를 스칼렛이 결국은 타라를 위해 일어선다고 해석하였는데 같이 본 나카님은 이는 스칼렛의 회피성이라고 해석했다고 하시기에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구나. 그는 결국 회피하고 만 것이구나... 여담으로 나는 랫과 스칼렛이 그렇게 헤어지고 영영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둘이 헤어졌기에 완벽한 엔딩이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단 점에선 조금 놀랐다. 응,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난 둘이 영원히 다신 만나지 못하고 만나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것이 둘의 서사니까... 그럼으로 완성된거니까...

타래 작성일 :

감상 완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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