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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년 작)
줄여서 에에올. 2회차, 집에서 가볍게 다시 봤다. 후기도 짧게.
2022년은 에에올의 해였다 해도 무방하다 생각한다. 살짝... B급 영화 감성이 있다보니 어쩌면 유치할 수도 있고 중간중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면이나 소재가 있기는 한데 일단 난 재미있게 봤다. 애초에 B급 영화를 즐기기도 하고... 에에올은 성장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에블린과 조이... 둘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이 된다. 그리고 동시에 에블린의 성장과 조이를 향한 그의 사랑이 보여진다. 처음에는 답답하기도 하고 숨이 멎기도 하였으나 결국 이는 사랑이고 세상을 구하는 것은 사랑과 다정함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멋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실패한 인생은 없다! 당신이 되고자 한다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희망찬 영화이기도 하고.
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만큼 나 또한 둘에게 깊은 몰입을 하였다. 에블린의 실패, 공허... 조이의 고민, 엄마를 향한 애증... 이 모녀의 이야기는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모녀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생이란 결국 실패로 이루어져 있다. 그 실패가 쌓이고 그것을 딛고 나아가는... 그러한 이야기를 하고싶었던 것이 아닐까.
중심은 에블린과 조이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레이몬드라고 생각한다. 에블린의 남편이자 조이의 아빠. 무척이나 바보같고 손해만 보고 살 것 같지만 세상에게 다정이란 무기를 들고 싸우고 있는 강인한 존재. 갈등이 깊어지면서 에에올의 스토리또한 클라이막스로 치닫는데 그때 레이몬드가 에에올을 관통하는 대사를 한다. 제발 다정해지라는 한마디. 혼란스러울 수록 싸우기보단 서로에게 다정해야만 한다는 간절한 한마디. 에블린은 이 대사를 통해 깨닫고 다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대사가 에에올을 관통한다고 생각하였다. 에에올은, 사랑으로, 다정함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에게 맞설 수 있단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갈수록 살기 각박해지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점점 차가워지고 거리를 둔다. 그런 세계에서 에에올은 그러지말고 다정해지라는 말을 계속하여 말해준다. 중요한 것이다. 결국 다정함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니까. 인간은 결코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서로에게 냉정하기만 해선 금세 지쳐서 쓰러지고 말 것이다. 그때 누군가 따뜻한 말 한마디, 손길을 내민다면? 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꿀 수도 있는 아주 중요한 행동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에올은 무척이나 다정하고 따스한 영화이다. 조금은 호불호가 있고, 조금은 진입장벽이 있을지언정 살며 꼭 한번쯤은 보았으면 하는 영화이다. 인생이 지칠 때, 에에올을 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영화는 답해줄 것이다.
세상은 아직 다정하고 당신은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고.
+ 에블린이 조이와의 싸움 마지막에 언제까지나 여기에서 너와 있고 싶어. 라고 하는 대사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이는 그 말을 듣고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한다. 하지만 에블린은 조이와 이 곳에, 조이와 싸운 이곳에 함께 있고 싶다고 한다. 도망가지도 않고, 외면하지도 않고. 그 한줌의 시간을 소중히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비로소 조이와 에블린은 서로를 이해하고 어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해못하는 점이 남은 채 갈등이 남을 수 있겠지만 함께하기를 희망한다. 나아가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우리는 가족이니까. 타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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